감독 - 김지환
출연 - 박신혜, 양금석, 재희, 박명신
포스터를 보자. 소녀의 초상화 앞에 선 소복 입은 여자 귀신.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저 소복은 물에 젖어 있다. 그럼 저 초상화의 소녀와 연관된 귀신이겠구나. 여자의 한은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데, 귀신이 되어서도 나타날 정도의 한이라, 도대체 뭘까?
음, 이건 공포 영화이긴 하지만 뭐랄까 가족의 편애와 시기, 질투, 어린 시절의 치기 어린 감정 등이 엮어낸 가족 비극사라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쌍둥이 자매지만, 판이하게 다른 성격 탓에 누구는 사랑받고 누구는 그렇지 못했던 두 소녀의 애증이 빚어낸 한과 살인극이었다.
쌍둥이 소연과 효진은 얼굴만 똑같을 뿐 다른 것은 다르다. 언니인 소연은 이른바 팥쥐 캐릭터이고 동생 효진은 콩쥐 캐릭터. 어느 날, 둘이 물에 빠지는데 동생은 죽고 언니인 소연만 살아남는다.
그리고 거의 십여 년 동안 소연은 식물인간 상태로 지낸다. 그러다가 그녀가 눈을 뜨는 날, 마을에서는 한 남자가 죽는다. 어린 시절 친구였고, 효진의 죽음에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건에 관련된 어린 시절 동무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가고, 소연에게는 죽은 효진의 귀신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미움만 받던 팥쥐,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콩쥐. 설화에서 온갖 역경을 딛고 사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콩쥐였다. 뜬금없이 왜 콩쥐팥쥐 얘기일까 하겠지만, 영화에서 팥쥐를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사또와 결혼한 콩쥐는 행복했을까? 팥쥐와 새어머니를 죽게 만들고 혼자 행복하게 살았을까?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거의 모든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성격 좋고 예쁘며 온갖 역경을 딛고 행복을 쟁취하는데, 과연 행복했을까? 자신이 행복을 차지하기 위해 누군가가 불행해지거나 목숨을 잃었는데, 그 착한 심성으로 다 잊고 살 수 있을까?
결말까지 보고나서 드는 생각은, 역시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이었다. 왕따 시키고 놀았던 주제에 자기가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기가 남에게 피해 입은 것은 절대로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리어 더 원망하고 더 난리치는 것이다. 적반하장이라고 하던가?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그것이었다. 못된 심보는 죽어도 못 고친다니까.
검은 깨 이야기는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영화에서는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상상한 게 더 무서웠다. 쳇. 그냥 보면서 웃기기만 했다. 귀신이 일본 영화 링 의 사다코를 연상시키는 것도 애석하다. 하지만 같은 동양권이니 머리 풀어헤치고 흐느적거리는 것이 비슷한 걸지도 모르겠다.
공포라기보다는 한 소녀의 자아 찾기라는 성장 영화라는 것이 더 어울릴 법했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것은 언제나 공포를 수반하니까.
그나저나 옜날 어릴 적에 봤던 드라마 전설의 고향 이 제일 무서웠던 것 같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공감할 한국 원형의 공포가 되살아난다!
이후 20년만에 돌아온 한국 공포의 부활
한국영화의 전성기 1960년대, 공포영화는 그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로 대표되는 사극공포영화는 80년대 (86)을 마지막으로 그 명맥이 끊겼다. 그 속에는 삶의 애환이 있었고,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의 끝에 찾아오는 인간존재에 대한 성찰이 있었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잔혹함과 비인간성으로 무장한 할리우드 공포영화들이었다. 90년대 후반부터 , , 등의 영화들을 필두로 공포영화는 다시 한 번 한국영화의 여름 시즌 주류 장르가 되어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서 공포의 대상들을 남다른 시선으로 포착해낸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은 80년대 이후 맥이 끊겼던 한국형 공포영화 의 원형을 되살리려 한다. 과거보다 한층 성숙한 주제의식과 컴퓨터그래픽, 촬영기법, 사운드디자인 등 진보된 기술력의 도움으로 복원이 아닌 창의적 현대화를 지향한다.
최고의 스탭들이 웰메이드 공포영화를 완성시켰다!
탄탄한 드라마와 완성도를 갖춘 공포영화!
영화전문지 Film2.0에 [고어마니아]를 연재했던 공포영화 전문필자이면서 수 천편의 공포영화들을 섭렵한 김지환 감독. 그는 공포장르에 대한 독보적인 감각과 조예를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원형으로 보존되어 있는 사극공포로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여기에 한국영화의상의 대가 권유진, , 의 프로덕션디자이너 조근현, , 의 분장 장인 황현규, 으로 청룡영화상 음악상을 수상한 김준성 음악감독이 합류, 오감의 자극을 통한 공포감 전달이 중요한 장르적 특성을 강화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었다. 이들은 현대적인 일상을 벗어난 사극 속의 공간을 재구성, 공포감을 창출하는 것에서부터 상상력을 십분 발휘한 소복귀신의 의상까지 상상치 못한 비주얼에서 불쑥 얼굴을 내미는 전율 을 선사한다. 이렇듯 은 공포 장르에 있어 누구보다 준비된 감독과 실력을 겸비한 스탭들이 모여 흡인력있는 스토리, 색다른 비주얼을 갖춘 웰메이드 공포영화로 태어났다.
신세대 대표 주자 와 한국 정통 호러 가 만나 새로운 감각의 사극공포가 탄생했다!
처녀귀신 과 양반집 선비 로 분한 드라마 [궁s]와 [마녀유희]의 박신혜와 재희
브라운관을 장악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두 명의 신세대 배우 박신혜와 재희가2007년 첫 사극공포 에서 처녀귀신과 양반집 선비로 분해 새로운 감각의 사극호러를 선보인다. 또한, 그들의 친구로는 의 양진우와 의 한여운이 다부진 연기와 열정으로 젊은 기운을 더해주고 있다. 항상 떠들썩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신세대 스타이자, 영화계의 떠오르는 샛별인 이들이 한국 공포 장르의 대명사인 에서 호흡을 맞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무서워하는 처녀귀신이 공포 아이콘으로 찾아온다!
흰 소복과 풀어헤친 머리카락, 피를 머금은 차가운 웃음… 한국공포의 아이콘 처녀귀신
프레디 , 제이슨 , 드라큘라 , 좀비 , 강시 , 사다코 … 이들과 함께 소름 돋는 밤을 지새우며 한국인들은 점점 몽달귀신 , 처녀귀신 , 구미호 , 도깨비 등 한국적인 귀신의 이름을 잊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야기 속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하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처녀귀신 이다. 여성에게 결혼이 무엇보다 중요시되던 시절, 처녀의 몸으로 죽어 혼령이 된 처녀귀신 은 한(恨)을 품은 원혼의 대표격이었다. 극도의 공포감으로 오랫동안 한국인들을 홀려왔던 그녀들을 이 2007년 생생한 공포의 존재로 되살린다. 그러나 익숙한 이미지의 반복이 아니라 원형적 공포감을 토대로 과감한 시도를 더해 전혀 새로운 처녀귀신 을 만들어냈다. 끈끈한 늪지에서 바로 올라온 듯한 엉켜있는 검은 머리카락, 수십가닥으로 갈라져 휘날리는 소복치마 등 우리들의 기억 속 처녀귀신 이 익숙한 듯 신선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온다.
고요한 호수를 흔드는 어린 자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빠진 것은 둘이었으나, 살아나온 것은 언니뿐. 한날 한시에 태어나 똑같은 얼굴로 살아온 쌍둥이자매의 운명은 이렇게 어긋난다.
십년 후, 어스름한 안개 깊은 곳에서 처녀의 흐느낌이 들려오던 밤에 한 선비가 죽임을 당한다. 우연이었을까… 바로 그날 십년 동안 잠들어있던 쌍둥이언니가 깨어난다. 아니, 십년을 기다려온 죽은 동생이 돌아온 것일지도!
똑같이 아름다웠던 자매의 얼굴이 두 모습으로 깨어난 날부터 마을의 비극이 시작되고, 조선시대의 한 평화로운 마을은 도저히 사람의 짓이라 상상할 수 없는 죽음의 행렬을 목도하게 된다. 흰 소복, 바닥까지 끌리는 젖은 머리카락, 창백한 눈빛을 한 그녀의 흔적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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