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책읽기 1권을 본 후 바로 2권으로 넘어갔어야 했는데, 11월이 되어 지른 신간과 숙제(!)들이 도착하는 바람에 조금 늦어졌다. 역시 신간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고 본다. 새 책만 오면 읽던 책을 내던지는 내 버릇도 좀 고쳐야할건데...
2권에서도 뚜루의 광범위한 독서는 계속된다. 이번에도 내가 읽은 책은 다섯손가락에 꼽힌다. 책의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인가, 아니면 관심사가 달라서일까? 개인의 취향때문? 뭐 여러 가지로 미화해보고 싶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나의 편협한 독서와 무식함을 자각하곤 한다.
33권의 책 중에서 기억에 남는 글, 그리고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은 다음과 같다.
휴식이란 내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곳인지 경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와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쉴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나를 둘러싼 반경 10미터 정도, 이게 바로 내가 사는 세계의 전부구나.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몇 명, 혹은 좋아하는 물건들 몇 개, 물론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세계가 그렇게 넓을 이유도, 또 할 일이 그렇게 많을 까닭도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정말 나는 잘 쉰 셈이다.“
-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정말 그런 것 같다. 내가 휴식을 취할 때 필요한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내가 사는 공간 역시 제한되어 있다. 결국 내가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도 크지도 않다는 걸 깨닫는 것, 그것이 휴식일 수 있겠다.
우울증이라는 정신장애가 정말로 존재할까? 라는 의문으로 시작했다는 에릭 메이제레 <가짜 우울>이 내 시선을 끌었다. 저자 에릭 메이젤은 만들어진 정신장애에 지배당하지 말고 똑바로 현실을 직시하라고 한다. 실존주의적인 자세로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말한다. 나는 힘들다, 나는 우울하다, 그런 만들어진 정신장애에 나 자신을 집어넣고 있지는 않은지 되새겨봐야할 것 같다.
‘왜 이럴까 내 인생은 왜 이럴까’라고 탓하지 마세요. 인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나는 왜 이럴까...’라고 늘 자기 자신한테 트집을 잡는 데, 문제가 있는 거예요.
- 이병률 <끌림>
역시 이병률. 최근에 그의 신간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책을 찾아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그의 전작 끌림 한 대목을 읽으니 너무 반가웠다. 어떻게 글을 이렇게 잘 쓸까. 늘 감탄을 하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서재 결혼시키기>는 추천도서에서 꽤 이름을 자주 봤는데 이상하게 아직 읽어보지 못했던 책 중의 하나다. 앤 패디먼이 쓴 이 책은 책벌레인 부부가 책만은 서로 공유하지 않으려다가 책을 합방시키는 날, 진지한 에피소드들을 엮은 책이라고 소개가 되어 있다. 으흠.. 정말 재미나겠는데 왜 안 읽었지? 여튼 뚜루는 이 책 속에서 언급된 ‘이런 것까지 해보고 싶다’를 소개하고 있다.
1. 책 펼친 채 엎어놓기
2. 책 중간을 완전히 쩍 가르기
3. 책 귀퉁이 접기
4. 교정부호로 수정하기
5. 책 여백에 메모하기
6. 페이퍼백 분리하기
7. 사우나에서 책 읽기
8. 같은 장소에서 책 읽기
9. 9kg의 헌 책 선물하기
10. 책으로 숨이 막힐 것 같은 집
으흥..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방법은 아닌데.. 너무 책을 애지중지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것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책을 빌려줬을 때 너무 너덜너덜해져서 오면 나는 다시는 그 사람에게 책을 안 빌려주는데, 약간 반성은 하지만 그래도 이 열가지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ㅎㅎ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데 빠지지 않는다는 일본의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부제로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이라 되어 있는데, 내가 참 잘 안 되는게 슬로 리딩이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리딩 방법이 간단하게 이렇게 소개 되어 있다.
1. 쌓인 책부터 정리하라
2. 먼지 쌓인 사전을 펼쳐라
3. 오독을 즐겨라
4. 재독을 하라
다 옳은 말씀. 하지만 뚜루와 마찬가지로 나에겐 신간의 유혹이 너무 크다. 앞에서도 말했듯 신간이 도착하면 정신없이 신간부터 읽게 되고, 읽을 책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도 불안하고, 읽을 책이 떨어져가도 불안하고.. 뭐 그렇다. 어쩔~~
저자의 책 소개 페이지보다 오히려 ‘창조적 책읽기, 네 멋대로 해라’ 코너를 중심으로 킥킥대며 읽었다. 마지막에는 ‘책과 집은 어떻게 공존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책 좋아하는 사람의 집이라면 익숙한 모습들이 그려져 있다. 책탑 쌓기, 책장에 세로로 다 꽂고 가로로 또 꽂기, 텔레비전 근처에도 책 쌓기 등등.. 이거 뭐 우리 집이랑 비슷해서 슬프달까..
많이 공감하고, 키득거리며 재미있게 읽은 뚜루의 두 번째 <카페에서 책읽기>이다.
아직도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당신만의 독서 취향을 찾아라!
책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슴 시리고 쓸쓸한 가을날 가슴속 깊은 곳까지 울림을 주는 따뜻한 책, 빈곤해진 상상력을 깨워주는 독특함이 묻어나는 책, 고민이 생겼을 때 고민을 해결해주는 실마리가 되어주는 책 등등. 책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7년여 동안 뚜루와 함께 고고씽 에 카툰 서평을 올리고 있는 뚜루가 이번에는 인문, 교양, 실용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들고 돌아왔다. 카페에서 책 읽기 2 (나무발전소)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망설이는, 자신에게 맞는 독서 취향이 무엇인지 모르는 많은 독자를 위해 다양한 장르, 다양한 읽을거리를 깨알 같은 재미와 친근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글과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국내 최초 북카투니스트로 자리매김한 뚜루의 더 깊고 넓어진 독서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독서가 더 이상 취미가 아닌 특기가 되어버린 요즘, 책 읽기를 체험까지 해야 할 만큼 먼 존재가 되어버린 사람이라면 뚜루의 카페에서 책 읽기 2 를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책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책과는 담을 쌓고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책 읽기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뚜루가 추천하는 33권의 책은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문
chaptet 1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아저씨 김연수의 속살 같은 이야기 ? 김연수, 지지 않는다는 말
그다지 윤리적이지 않은 그녀에게 홀딱 반했다 - 김현진, 뜨겁게 안녕
모르는 척하지 않고 책 읽기 - 안보윤, 모르는 척 / 최지윤, 옥수동 타이거스
돌아보면 내가 있어, 잊지 마 - 후지와라 신야,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네가 정말 우울증이라고 생각해? - 에릭 메이젤, 가짜 우울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 김현철, 울랄라 심리 카페
여행지에서 일상을 보내는 여행 에세이 - 김동영, 나만 위로할 것 / 이병률, 끌림
● 창조적 책읽기, 네 멋대로 읽어라 1l 도서관에는 외계인이 산다
chaptet 2 상상력이 빈곤해진 당신을 위하여
당신은 어떤 춤을 추고 싶은가요 -조던 매터,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스타일은 어디에서 오는가? - 폴 스미스·올리비에 위케르, 폴 스미스 스타일
차를 음미하듯 그렇게… - 박세연, 잔
나는 집이다! - 토드 셀비, 우리집, 구경할래?
알고 싶어? 내가 뭔지? 알면 반할 걸! - 차유진 외, 반려식물
나만의 스케치북을 위하여! - 줄리아 로스먼, 아티스트의 스케치북
음악이란 무서운 거죠, 여자에게 빠지는 것과 같죠 - 서경식, 나의 서양음악 순례
● 창조적 책읽기, 네 멋대로 읽어라 2l 책에 이런 것까지 해보고 싶다
chaptet 3 나 좀 안아주라
따뜻하고 푹신한 눈 담요를 덮고 - 크레이그 톰슨, 담요 Blankets
100세 노인이 창문 넘어 도망친 이유는? - 요나스 요나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어디로 가고 싶은 거죠? - 밀란 쿤데라, 정체성
연애와 결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 타라 파커포프, 연애와 결혼의 과학
내 잠자던 강박증에 불을 질렀다! - 엘리자베스 헤인스, 어두운 기억 속으로
사랑만이 충만하기를 - 크레이그 톰슨, 하비비
● 창조적 책읽기, 네 멋대로 읽어라 3l 슬로우한 리딩, 과연 가능할까?
chaptet 4 소소하고도 특별한 오늘
매일 오후 3시,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지? - 아사오 하루밍, 3시의 나
서울을 떠나 독립을 꿈꾸다 ? 노석미, 서른 살의 집
그냥 애들이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 ? 패티 스미스, 저스트 키즈
자살 = 커피 한 잔? - 엘리엇 부, 자살을 할까, 커피나 한 잔 할까?
나는 당신의 독자입니다 ? 카밀리앵 루아, 소설 거절술
나의 창조적 책읽기는 진행형 ?마쓰오카 세이고,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 창조적 책읽기, 네 멋대로 읽어라 4l 전집에 꽂히다
chaptet 5 나는 점점 성장하는 중이다
재능과 그 재능을 꽃피우는 힘, 생각 코드 - 요네하라 마리, 교양노트
니들이 바닷속을 알아? - 쥘 베른, 해저 2만 리
나는 점점 성장하는 중이다 - 제프리 베넷,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
하는 편을 택하겠소 - 허먼 멜빌, 필경사 바틀비
이 남자, 보통이 아니다 - 이석원, 보통의 존재
혼돈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에드거 앨런 포, 도둑맞은 편지
미국 대표 작가 21명의 집 - J. D. 매클라치, 걸작의 공간
● 창조적 책읽기, 네 멋대로 읽어라 5l 책과 집은 어떻게 공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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