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이자 인식론의 권위자인 마이클 린치는 저서 <인간 인터넷>을 통해 인류 앞으로 다가온 정보기술이 인간의 지적능력과 미래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인식론적 관점에서 세밀하게 분석한다. 결론은 부정적이다. 그 이유는첫째, 지식을 합리적으로 비판하고 평가하고 검토하는 비판적 사유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둘째, 인터넷을 통해 획득된 수없이 많은 정보는 우리를 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훨씬 더 편향적이고 치우친 인간으로 만든다는 것디다.셋째, 지금 현재에도 논란이 되고 있는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침해에 관한 것이다.넷째, 정보기술의 발달은 지적 불평등을 야기해, 경제적 양극화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잇다. 저자가 제시하는 바는 인간만의 고육한 지적 능력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합리적 근거와 이성에 의한 비판적 사고를 더욱 개발하고, 나의 의견만이 옳다는 독단을 버리고 다른 이의 의견도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잇는 태도를 가지며 필요하다면 합리적인 토론과 소통을 위한 규칙을 개발하라는 것이다. p158 내가 여러분의 집에 침입해 여러분의 일기를 매일 읽는다고 하자. 게다가 그것을 복사해 내 친구들에게 보여주기까지 한다. 설사 여러분이 이 사실을 결코 알아채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는 이미 여러분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 (내가 여러분의 일기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여러분은 자신의 일기를 남과 공유할지 말지 결정할 자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여러분이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 할지라도, 이미 여러분의 결정 자율성은 침해받았다.p214 금융 경제에서 완전한 참여자가 되려며, 단순히 노동자가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예는 노동자이지만, 그 노동은 노예들 사이에서 공유되거나 교환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노동을 빼앗긴다. 진정한 경제 참여자가 되려면, 매매 활동에 참여할 자원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이정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은 결국 자기 자신하고만 거래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식 경제도 마찬가지다. 지식 경제에 참여하려면, 수용적 인식 주체와 합리적으로 믿는 사람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여러분은 그런 사람으로 간주되거나 이해 될 필요가 았다. p222 대부분의 MOOC는 결국 낡은 모델을 그대로 실현하는 전형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MOOC의 평가 방법은 표준화되어 있다. 또, 토론보다 암기를 중시한다. (중략) 교수법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많은(전부는 아니더라도) MOOC는 혁신적이지 않고 낡은 것이다.
사물 인터넷을 넘어 인간 인터넷의 시대로
구글과 위키피디아의 시대에 다시 쓰는 인간의 철학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이었던 시대를 지나 구글링이 곧 진리인 세상이 되었다. 인터넷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확인하고, 출근을 해서는 인터넷을 검색하며 업무를 처리한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린치 교수는 인식론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안으로 편입된 앞으로의 시대를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의 시대를 넘어선, 인간 인터넷(Internet of Us)의 시대로 정의한다. 그리고 경험과 논리가 아닌 네트워크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바뀌고 있는 지식의 모습은 인간의 사고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얻는 지식을 과연 완전한 이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인터넷 시대의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인간의 삶과 완벽하게 동화된 인터넷 과연 진리를 찾기 위한 도구일까, 진실을 통제하는 수단인가? 수많은 정보가 생산되는 인터넷상에서 합리적 사고와 판단은 사라지고 집단 극화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소셜 미디어가 가져온 프라이버시 개념에 어떤 변화로 인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집단 지능의 이름으로 네트워크에서 생산된 지식 안에 잠재된 위험은 과연 무엇일까? 수천 년 동안 인간이 쌓아온 지식의 형태, 지식의 습득 방식, 더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까지도 송두리째 뒤바꿔놓은 디지털 삶의 형식. 그 속에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 문제에 대한 가장 철학적 논쟁이 시작된다.
제1부 새로 제기된 지식의 오래된 문제들
1. 우리의 디지털 삶의 형식
뉴로미디어
소크라테스와 라리사로 가는 길
보르헤스의 도서관
2. 구글노잉
쉬운 답
수용적 태도: 사실 다운로드하기
존 로크와 어머니의 의견 일치
합리적 태도: 근거를 업로드하다
3. 이성의 분열: 인터넷은 우리를 덜 합리적으로 만드는가?
추상적 사회
도서관에서 싸움이 벌어질 때
합리주의자의 착각
이성의 공간으로서의 민주주의
4. 진실과 거짓과 소셜 미디어
진실 지우기
현실이 가상이라면
막간의 에피소드: SIM으로 살아갈 것인가 말 것인가
거짓말, 날조, 고상한 거짓말
객관성과 우리의 형성된 세계
제2부 지금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5. 누가 알길 원하는가: 프라이버시와 자율성
원형 교도소에서의 삶
프라이버시의 가치
정보 풀
프라이버시와 개인 개념
투명성과 권력
6. 누가 아는가: 크라우드와 클라우드와 네트워크
죽은 은유
지식은 단지 우리의 머릿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군중의 앎
지식의 ‘네토그래피’
7. 누가 알게 되는가: 지식의 정치경제학
지식의 민주화?
지식 평등
대학의 월마트화
8. 이해와 디지털 인간
거대 지식
이론의 종말?
이해의 이해
척과 절차적 지식 습득
이해에 이르는 것은 하나의 창조적 행동
9. 우리 인터넷
기술과 이해
정보와 정보를 연결하는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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