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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어디까지 읽어 봤니?

고전이라고 하면 나는 그랬다. 우리나라 책보다는 외국의 서적을 읽겠노라 노력했다고. 하지만 다양한 책을 읽기 시작한 요즈음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 고전. 특히나 내가 알지 못했던 고전을 알아가고 읽어 보는 것. 이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해유록’이란 고전을 읽었던 적이 있다. 조선 통신사행의 견문과 경험을 그려낸 신유한의 책은 문학성과 기록성을 모두 갖춘 걸작이라고 한다. 1719년 일본에 다녀온 신유한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 당시를 회상해 볼 수 있다. 신유한은 일본을 다녀오며 그들을 경계하라 글로 남겼는데 우리는 왜 그걸 귀 기울이지 않았는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일본인들의 성과, 음식, 그리고 의복과 다양한 문물을 알아가는 건 재미있다. 역사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들어 본적 없는 ‘해유록’이란 고전. 내가 알지 못하는 고전이 많을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고전하면 재미없고 고리타분하고,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때문에 우리 고전을 소개하는 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삼국유사는 국사 시간에 외웠던 책이다. 비록 삼국유사를 읽어본 적은 없지만. ^^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걸 읽었다고 삼국유사를 다 안다고 할 수 없기에 이번에는 청소년용으로 책을 읽었다. 초등학생용의 조금 더 발전된 이야기지만 열 가지 주제로 나눠 놓아 읽기 편하다. 삼국유사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 하는 것들이 있어 깜짝 놀랐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외국의 우화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삼국유사에 있었다니. 신라 28대 경문왕이 왕위에 오른 후 귀가 갑자기 당나귀 귀처럼 자랐다고 한다. 왕비와 궁궐 사람들 모두 이를 몰랐지만 복두장이 한 사람만 알고 있었다. 그는 평생 말하지 않다가 죽을 때가 되어 도림사 대숲 가운데로 들어가 아무도 없는 곳을 향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네. 하고 외쳤다고 한다. 아이들 동화라고만 생각했던 이 이야기가 사실은 역사적인 맥락에서 놓고 보니 의미가 간단치 않다. 아울러 훌륭한 통치자는 어떤 통치자이며 좋은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 말고 ‘손순의 효’라는 부분은 ‘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신라 제42대 흥덕왕 때 손순은 아버지가 죽은 후 아내와 함께 남의 집을 돌아다니며 곡식을 얻어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손순에게는 어린 아이가 있었는데 매번 할머니 음식을 빼앗아서 손순은 곤혹스러웠다. 그래서 손순은 아이는 또 얻을 수 있겠으나 어머니는 다시 구할 수 없으니 아이를 땅에 묻어 어머니께 효도를 하겠다고 한다. 다행히 아이를 묻지 않고, 행복한 결말을 얻었지만, 자신의 아이를 땅에 묻겠다는 이 아버지의 행동이 무섭다. 철없는 아이를 교육 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땅에 묻고 어머니한테 효를 다하겠다고 하다니. 어머니 입장에선 과연 기분 좋다 말할 수 있을까? 손자를 죽이고 효를 받는다고 행복할 수 있을까? 효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인상적인 2개 부분만 이야기 했지만 선덕여왕 이야기와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원효의 이야기와 서동의 이야기 등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옛 이야기를 다시 읽게 된 것 같아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삼국유사를 청소년용이 아니라 어른용으로 읽고 싶다.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고전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삼국유사 어디까지 읽어 봤니? 는 고전 문학 전공자 이강엽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삼국유사 원전에서 초, 중, 고등 교과서에서 다루는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지금껏 제대로 접해 보지 못한 다른 주요 이야기들을 열 가지 주제가 있는 이야깃주머니에 담아 들려준다.사람 사는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려던 단군, 여자가 다스리는 작은 나라라고 업신여기지 못하게 했던 선덕 여왕, 죽어서까지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려 했던 문무왕, 교만함을 떨쳐 낸 경흥, 공부의 참뜻은 모두 함께 잘 살아가는 것임을 보여 준 노힐부득, 첫 마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자비심을 실천한 혜통, 거짓말을 하지 않고도 이목을 살린 보양, 얼어 죽어 가던 여인에게 단 한 벌뿐인 옷을 벗어 주고 한겨울에 알몸으로 뛴 정수 등 각각의 재밌는 옛이야기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고전 읽기의 재미와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머리말

첫째 놀이. 신비로운 것을 찾아라
시작은 신기한 이야기부터
돌이 신기하면 얼마나 신기하다고
물에 뜨는 돌, 저절로 따뜻해지는 돌
천마가 무릎을 꿇다
자체발광 박혁거세
- 더 궁금해? 삼국유사 는 어떤 구성으로 되어 있나?

둘째 놀이. 하늘과 땅의 결혼
하늘에서 내려오고
땅 밑에서 올라오고
영웅의 탄생
하느님은 왜 아들을 내려보냈을까?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
- 더 궁금해? 우리나라 건국 신화들은 어떻게 연결되나?

셋째 놀이. 수수께끼를 풀어라
궁금해 미치겠지? 그렇다면 풀어 봐!
모란꽃 그림과 씨앗 석 되의 의미는?
안 보이는 것까지 볼 수 있어야
숨은 뜻을 찾아라
꿈보다 해몽
개구리가 나무 위로 올라갔다니!
- 더 궁금해? 문학에서 수수께끼는 무슨 역할을 하나?

넷째 놀이. 이길 수 있는 것과 이길 수 없는 것
이야기 속 인물들의 힘겨루기
머리가 좋다고 이기는 건 아니다
원효를 이긴 사복
관음보살은 왜?
문수보살의 지팡이
- 더 궁금해? 원효 스님과 의상 스님은 누가 더 똑똑한가?

다섯째 놀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경문왕의 두건
임금님은 하필 귀가 길어졌을까?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왕의 침실에 뱀이 모여들다
역사책인 듯 역사책이 아닌 듯
우물 속에서 사는 용
- 더 궁금해? 삼국사기 와 삼국유사 의 다른 점?

여섯째 놀이. 이야기의 처음을 잡아라
이야기에도 떡잎이 있다
앞이 같다고 뒤도 다 같지는 않다
서동이 연못가에서 산 이유는?
자라에게 밥찌꺼기를 줬는데…
- 더 궁금해? 역신을 물리친 처용?

일곱째 놀이. 누가 더 고수인가
광덕과 엄장의 약속
엄장이 광덕을 이기지 못한 이유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불쌍한 여인 앞에서
나중에 깨친 자에게도 기회는 있다
- 더 궁금해? 일연 스님은 어떻게 수많은 이야기를 기록했나?

여덟째 놀이.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혜통, 수달 뼈를 버리다
시뻘건 화로를 머리에 이고
콩 한 말로 공주의 병을 고치다
큰일에는 큰 시련이 따르는 법!
다시 이야기의 처음을 잡아라
나이 부자에 힘도 세다면?
- 더 궁금해? 혜통 스님 이야기로 보는 문제 해결법

아홉째 놀이. 말의 힘, 노래의 힘
노래로 나무를 시들게 한다고?
오다 오다 오다
노래는 힘이 세다
유리구슬이 배나무가 된 까닭은?
- 더 궁금해? 우리 문화유산 가운데 향가가 중요한 이유는?

열째 놀이. 하늘을 움직여라
스님, 여자 거지를 끌어안다
전생에도 후생에도 효도하다
손순의 효를 생각하다
진정과 그 어머니
사람을 울리고 하늘을 감동시키다
- 더 궁금해? 일연 스님은 왜 효도 이야기를 따로 남겼나?